
Leben, samdong 삼동의 삶
남해 내동천마을의 특별한 토요일
남해 삼동면을 지나다보면 어느 순간 길가 곳곳에서 알록달록 바람개비를 발견하게 됩니다. 바람결에 빙글빙글 도는 모습이 괜히 마음을 들뜨게 하죠. 바람개비가 소원을 들어준다는 이야기 때문일까요? 마주칠 때마다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이 바람개비들은 어디서 온 걸까요? 답은 삼동면 내동천마을에 있습니다. 내동천마을에 들어서면 초입부터 마을 안쪽 곳곳까지 바람개비 길이 펼쳐집니다. 작은 다리 옆에도, 담장 옆에도 들판에도 형형색색 바람개비가 돌아가죠.
🌈바람개비 학교의 꼬마 교장
내동천마을회관의 2층에는 바람개비 학교가 있습니다. 주민들이 직접 폐플라스틱병과 옷걸이 같은 재료를 모아 하나하나 바람개비를 만드는 곳이죠. 내동천마을이 바람개비 마을이 된 사연은 작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마을 주민들이 회관에 모여 머리를 맞댔죠. "우리 마을을 어떤 곳으로 만들어가면 좋을까?" 고민 끝에 자유와 순수함, 그리고 동심을 상징하는 '바람개비'를 마을의 상징으로 삼기로 했습니다. 마을회관 2층은 리모델링을 거쳐 바람개비 학교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이 학교에는 아주 특별한 교장선생님이 있죠. 바로 올해 초등학교 4학년인 '김봄'입니다. 김봄 교장은 평생 이 바람개비 학교를 지키겠다는 다부진 꿈을 품고 있습니다. 봄이뿐만 아니라 내동천마을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과 바람개비로 마을을 가득 채워나가는 거죠.


토요일이면 마을은 더욱 활기를 띕니다. 아이, 어른 할 것없이 모두 모여 바람개비를 만듭니다. 원주민과 귀촌 세대가 자연스럽게 이웃이 되고, 어른과 아이가 친구가 되어가는 날이죠. 바람개비가 불어다주는 훈풍처럼 내동천을 서로를 이어주는 마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남해 삼동면을 여행할 계획이라면 내동천마을을 꼭 들러보세요. 가벼운 산책과 함께 바람개비가 가져다주는 작고 따뜻한 행복이 여러분에게 닿을지도 모릅니다.